그림자가 일어섰다 The shadow stands up

사진위주 류가헌
Mainly Photograph’s Gallery, Ryugaheon

기획: 조예인
참여 작가: 이재갑
Curator: Cho Yaein
Artist: Lee Jaegab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어두운 동굴 혹은 터널일 뿐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의 주요 부품을 만들고 보관하던 일본 오사카의 ‘다카츠키 다치소’다.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지하 시설을 만들기까지 3500명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되었다. 사진가 이재갑이 셔터를 누를 때, 그의 그림자가 우뚝 일어섰다. 곧추선 그림자는 사진에 크고 짙은 얼룩으로 남았다.
발아래 붙어 있어야 할 그림자가 일어선 것은 그때 한 번의 일이 아니었다.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에서 똑딱거리는 초침 소리를 들었을 때도, 베트남 전쟁 증오비 앞에서 너울거리는 나뭇잎을 보았을 때도 그림자는 일어섰다. 무슨 말을 하려는 양 검은 형체는 일어서고 매달리며 카메라에 담겼다.

그렇게 그림자는 혼혈인 1, 2, 3 세대에 대한 기록 ‘또 하나의 한국인’,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담은 ‘잃어버린 기억’,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건축물을 찍은 ‘식민지의 잔영’, 일본 내 조선인 강제 연행 지역과 관련된 유산을 기록한 ‘상처 위로 핀 풀꽃’,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기록한 증오비에 대한 작업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까지 내내 사진에 남았다. 때때로 그림자는 다른 형체와 흔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림자는 이재갑 자신이었다. 결벽에 가까운 작가 정신을 가진 그이지만, 작업 과정에서 이따금 동요할 때가 있고 심한 통증을 느낄 때도 있다. 그렇게 엮어 낸 작업 뒤에는 늘 이재갑 자신이 사진에 남았다. 바로 <그림자가 일어섰다>의 사진들이다. 그래서 이들 사진은 역사를 말하지만 멀리 흘러가 버린 타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사진을 바라보며 다가설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 ‘그림자가 일어섰다’는 황정은의 소설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에서 빌려 온 표현입니다.

There’s a picture. At first glance, it looks like nothing more than a dark cave, a tunnel, yet this is ‘Takatsuki Tatsiso’ of Japan’s Osaka, the very site where airplane parts were manufactured and stored during the Second World War. 3,500 of the Choseon people were forcefully conscripted into building this underground facility ten meters deep into the ground. When photographer Lee Jae-gap clicked the shutter of his camera, his own plumb, towering shadow was captured. It remained as a broad, dark stain.

This is not the first time a shadow stood upright, escaping its proper position under one’s feet. It was found upon hearing the clock tick in the Atomic Bomb Museum in Nagasaki as well as in the wavering foliage in front of the Vietnam War monument of hatred. As if to say something, the form stood up, dangling, and was captured on camera.

This shadow reappears in photographic form all through the works by Lee. , , . At times, it would almost manifest itself in differing forms and traces.

This shadow is Lee himself. His artistic spirit borders on the fastidious, but in his work process are occasional unrest as well as severe pain. Behind such interwoven works remains Lee himself. The photographs of is exactly that. Thus, these photographs attest to history—not a history compiled of remote stories of others, but one that is also the artist’s own story.

*’The shadow stands up’ is an expression borrowed from the novel “One Hundred Shadows” by Hwang Jungeun.

불완한 직선 The Unstable

사진위주 류가헌
Mainly Photograph’s Gallery, Ryugaheon

기획: 조예인
참여 작가: 성남훈
Curator: Cho Yaein
Artist: Sung Namhun

나라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이라는 멀지 않은 근대사 속에 난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유럽 난민사태’는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난민의 삶을 살고 있고, 질병이나 배고픔으로 사망하는 난민의 80%가 여성과 노인, 어린 아이들이다. 따라서 ‘유럽 난민’의 이야기는 지구촌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며 약하고 무구한 사람들이 처한 비극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이 걷고 있는 험난한 노정의 풍경들이, 낯선 자연과 사물들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것이 그 때문일 것이다.

성남훈이 1990년대부터 기록해 온 난민들은 민족과 종교 갈등, 자원 전쟁 등으로 인해 자신의 근거지를 떠나 부유해야만 하는 희생자들이자, 세계화 핵심 국가의 전략적 오류와 안이한 정책이 낳은 예측 불가능한 불기둥과 같은 존재이다. 수십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불완한 삶들인 것이다.

사진의 힘이 센 이유는 ‘부재(不在)를 현존(現存)으로’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성남훈이 찍은 난민들의 사진이 중요한 이유도 사진이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부재한 이후에라도 사진은 남아, 난민들의 삶의 역사를 증명할 것이다.

Stuck in a situation where the state can no longer guarantee their safety, these are people who stand have no other option but to leave their homes and lives for survival. With our own modern history of Japanese occupation and the Korean War, ‘Europe’s refugee crisis’ is no foreign story to us.

More than 50 million live as refugees worldwide, and 80% of refugees who die from disease or starvation are women, children and the old. ‘Europe’s refugee crisis’ is thus a story about humanity on a global level. It is also a story about the tragedy that the weak and innocent are condemned to. Perhaps this is why the landscapes of this rugged journey is not wholly unfamiliar despite the backdrop of unfamiliar nature and objects.

Refugees documented by Sung Namhun since the 1990s are victims having to leave their homes and be left adrift due to ethnic and religious conflicts and wars over resources. They are also like unpredictable pillars of fire brought about by the strategic errors and insouciant policies from key nations that coerce globalization. Even after decades have past, these are lives that are to remain incomplete.

Photography’s power lies in its ability to ‘bring absence into existence.’ This is also why images of refugees documented by Sung for 25 years is important. Photographs attest to their existence and convey their stories. Even in their absence, the photograph remains—to attest to the history of the refugee life.

추적자; 그들은 너무도 사랑했다
Chaser; they seriously loved

통의동 보안여관
Artspace Boan 1942

기획 : 최성우, 신양희
참여 작가: 서평주, 이우성, 홍진훤, 신학철 아카이브
디자이너: 배지선
Curator: Choi Sungwoo, Shin Yanghee
Artist: Seo Pyeungjoo, Lee Woosung, Hong Jinhwon, Shin Hakchul archive
Designer: Bae Jeesun

우리 시대는 왕이나 귀족이 통치하던 시대와 달리 국가가 인민을 통치한다. 물론 민주주의라는 외피를 쓴 국가는 자신의 주권이 인민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인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집합체로서, 국가는 인민의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상 이는 그릇된 진술이다. 왜냐하면 국가는 인민의 것이 아니라 계급적대적인 상황을 봉합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레닌에 따르면 “국가는 계급들의 화해 불가능성의 산물이자 표현이다. 국가는 계급대립들이 객관적으로 화해될 수 없는 곳에서, 객관적으로 화해될 수 없을 때에, 객관적으로 화해될 수 없는 한에서 생겨난다. 바꿔 말하면, 국가의 출현은 계급대립들이 화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것”(『국가와 혁명』, 레닌, 16p)이었다. 레닌이 진술한 것처럼 국가의 출현은 계급 간 대립을 억제할 필요에서 생겨났고 동시에 계급 간 충돌 속에서 생겨났으므로, 경제적으로 지배적인 계급의 것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국가는 결국 정치경제를 지배한 자들의 것이자 그들의 질서를 공고히 하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로 기능한다. 따라서 아무리 국가가 민주주의를 걸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현질서와 체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기능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과 동일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을 인정하는 국가, 즉 한 계급이 다른 계급에 대해, 주민의 일부가 다른 일부에 대해 체계적 폭력을 사용하기 위한 조직(『국가와 혁명』, 레닌, 139p)”이라는 레닌의 진술은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민주주의 또한 국가의 질서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때, 민주주의의 진정한 정신을 내포할 수 없다. 현재의 국가는 표면적으로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떠받드는 권력 기구로서 자본과 한몸이 되어 인민을 통치한다.

이처럼 국가가 자본의 운동을 견인할 때, 인민은 한낱 인적자원에 지나지 않는다. 인민을 국가의 발전 혹은 자본가의 자본을 증식하기 위한 도구로 규정한다면, 인민은 현질서에 복무하고 체제 유지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인민은 이 사회를 견인해내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에서 인민이라는 말은 억압되고 왜곡되어 왔고 지금도 수면 아래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 이름의 문제를 떠나 인민이라는 존재는 계속해서 존재해왔고 지금도 사라진 존재들이 아니다. 인민은 국가-자본에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국가-자본에 적대하는 존재라는 사실은 부정될 수 없다.

이러한 인민의 존재를 구체화한다는 것, 특히 미술의 언어로 구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인민을 재현한다는 것에 대한 필연성이 없을 때, 그것은 유효하지 않은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국미술에서 민중으로 그려졌던 인민은 역사적 변화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들 예술가들이 재현하고자 했던 인민의 모습은 허구일 수도 있지만 실체이기도 했다. 국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어떤 희생마저도 정당화되었던 시대를 지나 인민이 역사의 주체로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미술이 그것을 마주하는 것은 필연이었다. 당시 민중미술에서 인민의 모습이 착취와 억압으로 희생되는 모습으로 그려졌든 혹은 어떤 변화를 동인하는 낭만적이고 실존적 모습으로 그려졌든 그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인민의 모습이었다. 이제 그러한 힘을 갖는 인민의 모습을 미술의 장에서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회의 변화와 함께 미술의 언어가 다양화되고 분화되면서 예술가 개인에게 현실 세계가 침잠하는 동안, 그 개인의 내면을 통해 드러난 세계의 모습에서 사회의 명증한 상과 그 내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는 일은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이 전시 <추적자; 그들은 너무도 사랑했다>는 미술가가 사랑했던 인민 혹은 인민을 사랑했던 미술가를 가시화하는 전시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규정된 인민에 대한 전제는 깔려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예술가들이 마주한 인민의 모습을 미술의 언어로 드러낸다. 먼저 참여작가 서평주, 이우성, 홍진훤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났거나 관찰했던 인민을 추적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영상으로 담아낸다. 또한 이 전시에서는 신학철의 1980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아카이브 형태의 전시를 병행한다.

신학철은 1980년대 이후 자신의 조형언어와 사회정치적 입장을 완전히 바꾸었으며, 이제 일군에서는 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신학철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빌려 80년대 민중미술을 복원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수탈당하고 수난당한 인민에서부터 역사적 주체, 소시민으로서의 인민 등 자신이 마주한 인민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했고, 이 전시에서는 그의 작업과 인민에 대한 현재적인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 한편으로 서평주, 이우성, 홍진훤 작가의 기존 작업이 인민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재현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서평주가 한국근현대사를 통해 관철되었던 국가의 폭력과 권력을 비판적 읽어내고자 했다면, 홍진훤은 자본과 권력의 힘에 밀려나간 사람들에 관심을 두면서 그들이 사라진, 부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과 달리 이우성의 작업은 자신의 삶과 자신 주변의 이야기에 초점을 둔 좀 더 개인적인 서사를 재현하고 있다. 이들 작업의 방향은 다르지만 이 전시에서는 인민이라는 주제어를 바탕으로 모종의 공통된 지점을 찾고자 한다.

이 전시는 세 명의 젊은 작가 서평주, 이우성, 홍진훤의 작품과 신학철 작가의 작업을 통해 인민을 마주하려는 예술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하며, 여전히 현실에 존재하는 인민을 현재화하고자 한다.

글. 신양희 객원큐레이터

< Chaser: They Seriously Loved >is an exhibit that visualizes the existence of the people. When the state assumes the role of both capitalism and the capitalist, the logic of such system demands that the people always be the victim. Of course, the people are not completely innocent, as they also struggle with the duality of serving and contributing to maintaining the current order. Bringing awareness of this reality in terms of class is a task not so easy. Just as class is not a naturally occurring entity, so is class awareness. Still, one cannot deny that, in terms of class conditions, the people is posited hostile to the state/capital—the state/capital and the people are positioned in a hostile relationship which is fundamentally irreconcilable in a capitalist system.

If we keep in mind that art is wholly integrated into the state/capital, it is difficult for art to face the revolutionary nature of the people while claiming to be its friend. Despite this quandary, the exhibit attempts to show the possibility an art that can, in fact, be reconciled to this mode of existence called ‘the people’ as well as its movement. How does the artist love the people? The participating artists Seo Pyeungjoo, Lee Woosung, Hong Jinhwon, traces the image of the people as the artists have encountered in their own lives. This could be in the form of a specific event or personal experiences projected, but it is essentially to find some kind of sameness in their relationship with people, In parallel with this is another, archival exhibit of the works of Shin Hakchul who strived to bring into his canvas the lives of the people post-1980. The archival exhibit will explore the people, held dear by Shin, were represented in his body of works.

This exhibit as a whole is to bring the people—still alive and active—in the present tense.

신학철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이후 <한국근대사> <한국현대사> <일하는 사람> 등을 통해 민중의 다양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 왔다. 개인전 (갤러리 눈, 2008), <우리가 만든 거대한 像>(마로니에 미술관, 2003), <제1회 민족미술상 수상 작가전>(학고재, 1991), <온다라미술관 개관 초대전>(온다라미술관, 1987), <서울미술관 초대전>(1982)을 열었다.

Shin Hakchul
Shin graduated from Hongik University with a degree in Painting. As characteristic in works such as < History of Modern Korea >, < History of Contemporary Korea > and < Laborer >, he is known to fill his canvases with diverse images of the people. His solo exhibits include < The water of chaos >(Gallery Noon, 2008), < Shin Hac-chul_The History of Modern Korea >(Marronnier Art Center(Arco Art Center), 2003), < 1st National Art Award-Winning Artists Exhibition >(Hakgojae Gallery, 1991), < Invitation Exhibition for The Opening of Ondara Art Center >(Ondara Art Center, 1987) and < Seoul Art Center Invitation Exhibition >(Seoul Art Center, 1982).

신양희
신양희는 경성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문화기획, 행정, 이론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대안공간 반디 큐레이터, 《경향 아티클》 기자, 현재 아마도예술공간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슬럼 메가폴리스>(대안공간 반디, 2009), <이별과 애도>(대안공간 반디, 2011), (아마도예술공간, 2016)를 기획했다.

Shin Yanghee
Shin studied Korean Literature and also earned her MA in Department of Cultural Program,Adm&theory at Kyungsung University. Currently working as a curator at Amado Art Space, she also worked as a curator for Space Bandee and journalist for < Kyunghyang Article >. Among her curatorial works are < Slum Megapolis >(Space Bandee, 2009), < Farewell and Mning >(Space Bandee, 2011) and < Antagonistic Monument >(Amado Art Space, 2016)

자국 Mark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건축 현장
New hall of Artspace Boan 1942’s construction site

기획: 이정민
참여 작가: 김익현
Curator: Lee Jungmin
Artist: Gim Ikhyun

신체는 고유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고유성이 시대와 제도에 따라 획일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한때 불로 주사 바늘을 소독했다 해서 일명 ‘불주사’로 불리는 결핵 예방 접종은 세계보건기구가 출생 후 최대한 빨리 맞히도록 권고하는 백신이다. 그러나 어깨의 삼각근에 접종하는 이 예방 주사는 켈로이드라는 상처를 남긴다. 최근에는 이 상처가 싫어서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접종 방식을 달리하는 일도 유행한다. 그러므로 일정 세대가 지나면 신체에서 불주사의 흔적을 찾는 일이 지금보다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김익현은 마치 낙인처럼 고유 코드처럼 몸에 남겨진 불특정 다수의 불주사 자국을 기록한다. 이 신체 아카이브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유형들을 만들어 내지만, 기존의 신체 아카이브와는 반대의 지점으로 나아간다.

The body is composed of a unique genetic makeup, but this uniqueness can often turn into conformity depending on the time and system. Once known as the ‘fire shot’ —because the syringe needle was known to be disinfected by fire—this vaccination against tuberculosis was recommended by WHO to be given soon after one’s birth. When given on the deltoid region, the shot leaves a wound known as a keloid. In an effort to avoid this keloid formation, many have been recently opting for a different form of vaccination despite the extra cost. With the passage of a certain generation, the keloidal wound on the body would become a rare sight. Kim Ikhyun documents many and unspecified fire shot wounds—it’s as if the body has been branded with a distinct code. This archiving of the body produces repeating patterns, but it advances in a direction opposite from existing archives on the body.

Vote no.1

통의동 보안여관 신관 건축 현장
New hall of Artspace Boan 1942’s construction site

기획: 이정민
참여 작가: 마크 더피
Curator: Lee Jungmin
Artist: Mark Duffy

최근 유럽의 국회의원, 지역구 의원 선거 기간 동안 아일랜드의 풍경은 선거 캠페인 광고와 함께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은 아일랜드의 이 선거 광고에 대한 기록이다. 후보들의 얼굴을 담은 선거 포스터는 우연찮은 계기로 전혀 식별할 수 없는 모습이 되거나 심지어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이때 저마다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ID 사진은 식별 불가능한 심지어는 식별을 방해하는 유령으로 변한다.

The Irish landscape was littered with electoral campaign advertising during the recent European, local and national by-elections. ‘Vote No. 1′ documents this and examines the culture of election advertising in Ireland. The series focuses on the accidental, and often gruesome, disfigurements the electoral candidates’ faces suffer – an unintended consequence of their posters’ erection. The photo in an ID card, originally a means to flaunt one’s existence, is no longer conducive to identification—worse yet, it is now an apparition that hinders the very act of identif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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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SIDE

기획: 송수정
참여 작가: 얀 밍가드
전시 디자인: 이용재아키텍츠

Curator: Song Sujong
Artist: Yann Mingard
Scenography: Leeyongjae Architects

스위스 사진가 얀 밍가드의 <데포짓>은 지구 생명체의 현재 상태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미 심장한 질문과 맞닥뜨리게 한다. 유전적 생물학적 정보나 인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쌓아 두는 일은 지구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밍가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유럽에서 생체 정보나 디지털 데이터를 수집, 보관하는 21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데이터가 역설이게도 몹시 비현실적이고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다뤄지고 있었다. 대형 카메라로 작업한 그의 어둡고 정교한 사진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연구소의 비밀스러움뿐만 아니라 이 연구가 궁극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자연 유산의 신비함까지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 동물, 식물로 분류해 접근한 그의 프로젝트 중 ‘식물’ 편을 중심으로 보여 준다.

Swiss photographer Yann Mingards Depositis a work faced with the current state and sustainability of terrestrial life as well as the future. One wonders in what ways the accumulation of genetic, biological information or data on humankind can influence terrestrial life. From 2009 to 2013, Mingard photographed 21 sites where biometric data, including those in digital format, were collected and stored. The most specific and practical data for humankind and the future of earth is, ironically, handled in the most unrealistic and secretive places. Taken on a large format camera, Mingards photographs are dark and elaborate. They uncover the secretive, standoffish character of the laboratories, but furthermore, portray the mystery of natures legacy, the very subject of the research happening in these places.

인왕산 – 서울의 진경을 품다 Inwangsan

길담서원 한뼘미술관
The Little Museum Gallery in Gildam Seowon

기획: 이재성
참여 작가: 임채욱

Curator: Lee Jaesung
Artist: Lim Chaewook

서촌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인왕산(仁王山)은 조선 초기에 서산(西山)이라 불렀다. 세종 이후 조선왕조를 수호하라는 뜻에서 백호를 상징하는 인왕산이라 이름 지었다. 인왕산을 중심으로 중인과 내관 그리고 역관이 살았다. 지금은 주로 예술가들이 살고 시민 단체와 공무원, 여행객이 머문다. 인왕산 아래 머무는 사람들은 조선의 사람들과 다른 옷을 입었지만 하는 일은 다를 게 없다. 서산이 이름을 인왕산이라 바꿔도 그 고유성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지금, 인왕산은 시민들을 수호하며 거기 그러하게 있다.

임채욱은 그 옛날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고 시선이 닿았음 직한 골짜기를, 백호의 전설이 스며들었을 것 같은 바위를, 정선이 묵으로 담아냈듯이 사진으로 담아낸다. 몹시 회화적으로 그리고 조형적으로.

A singular to Seocheon, Inwangsan was once called Seosan (the West Mountain) during the early years of the Joseon Dynasty. Since King Sejong the mountain was given the duty of defending the Joseon Dynasty and was named “Inwang” after the god of the west, yet the mountain was mainly occupied by middle class, eunuch and translator. Today, Seochon is predominantly inhabited by artists, community organizers, public officials and tourists. During the Choseon era, those who stayed at the foot Inwangsan had a different attire than the rest of society but the work they did was the same—just like the name change from Seosan to Inwangsang doesn’t alter its uniqueness. The mountain now defends its inhabitants.

Lim Chae-wook has been capturing photographs of valleys much trodden and rocks steeped with the legends of the god of the west—all with a painterly and formative flare reminiscent of the strokes of Jeong Seon.

The Street and Modern Life

이용재아키텍츠 윈도우 갤러리
Lee Yongjae Architects’ Window Gallery

기획: 이정민
참여 작가: 한스 에이켈붐
Curator: Lee Jungmin, Lee Yongjae
Artist: Han Ejkelboom

한스 에이켈붐은 다양한 나라의 도심에서 행인들의 모습을 몰래 촬영해 왔다. 관광객으로 가장해 카메라를 목에 건 채 호주머니에 연결한 릴리스를 통해 셔터를 누르는 방식으로 그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행인들의 복장과 포즈를 담는다. 얼핏 보기에 강한 개성의 표출로 보이는 개개인들의 외모는 한스가 엄청나게 축적한 사진 속에서 다시 색깔, 무늬, 디자인, 포즈 등에 따라 다시 분류된다. 국적이나 나이 등을 초월해 이렇게 분류된 무리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잃은 채 자본주의가 조장한 군중의 소비 패턴을 여실히 보여준다. 집단의 정체성과 동시대성을 탐색해온 작가의 눈에 거리의 패션이란 소비 사회의 욕망을 집대성한 전시장이다. 작가의 여러 버전 중 버닝햄 거리를 15개월에 걸쳐 촬영한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한 이 작품은 2017년 카셀도큐멘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Hans Eijkelboom surreptitiously captured passers-by in different cities around the world. Disguised as a tourist, he hung his camera around his neck and clicked the remote shutter release in his pocket. This method allows him to capture the attire and postures of an unaware passer-by. At a glance, each appearance seems strongly individual, but after massive accumulation, they are categorized by color, pattern, design and posture. Transcending the confines of nation and age, these categorized groups hold up a true mirror to the pattern of mass consumption fostered by capitalism. To a photographer who has been inquiring into collective identity and contemporariness, street fashion is a comprehensive exhibition hall for the desire of  a consumerist society. Amongst Hansworks, this is a video which compiles photographs taken over the course of 15 months on the street of Birmingham. It is scheduled to be screened at the Kassel docume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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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아키텍츠 윈도우 갤러리
Lee Yongjae Architects’ Window Gallery

기획: 이정민
참여 작가: 케빈 오 무니
Curator: Lee Jungmin
Artist: Kevin O Mooney

케빈 오 무니는 하루 동안의 자신의 모습을 일년에 걸쳐 실시간으로 촬영했다. 카메라는 욕실에서 양치를 할 때나 운전 중일 때 심지어는 그가 침실에서 잠이 들었을 때 조차도 멈추지 않고 작동했다. 자신이 방문하고 머무른 모든 공간을 실험실 삼아 여과 없이 기록한 총 25만 6천 장의 사진들은 60분 14초의 비디오로 만들어져 365일 동안의 반복적인 일상과 시간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케빈의 프로젝트는 특정 행위나 의미 있는 시간, 장소만을 기록하려는 강박을 넘어 동시대인의 생활 방식을 날 것으로 보여줌으로써 동시대인의 오늘에 관한 진정한 시각 아카이브를 구축한다.

Kevin O Mooney captured himself throughout the day in real time over the course of one year. The camera never stops clicking whether he is in the bathroom brushing his teeth or in the car driving and even throughout his sleeping hours. The video, which lasts for 60 minutes and 14 seconds with 256,000 photographs, is a compressive display of both the routine life and the passage of time. Mooneys project is a true visual archive of a contemporary in the present day in that it goes beyond the obsession to document a specific act or a memorable time and place and enters into the territory of showing the lifestyle of a contemporary in all its raw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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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291
Space 291

기획: 김현경
참여 작가: 권희진, 이수안, 이현주, 전성진, 최영, 하혜리, 함슬기, 황예지

Curator: Kim Hyunkyung
Artists: Gwon Heejin, Lee Suan, Lee Hyeonju, Jeon Seongjin, Choe Young, Ha Hyeri, Hahm Seulki, Hwang Yezoi

가볍고 촬영 속도가 빠른 장비,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파되는 속도감에 힘입어 사진의 즉흥성과 직관성이 그 어느 때보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감각 기관은 훨씬 예민해지고, 그 예민함은 시지각이 인식하기도 전에 먼저 셔터를 누르게 한다. 본능적으로 낚아챈 듯 과감한 구도와 파격적인 색감 혹은 내러티브를 무시한 자유로움이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특징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그러나 지극히 사적이고 개성 넘치는 사진들을 무리 지으면 그 속에서는 개별화하기 어려운 경향과 동시대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자신의 일상에서 시선을 끄는 사물, 생명, 풍경을 포획해 온 젊은 작가 8인의 같고 다름을 통해 SNS시대 사진의 행방을 추적한다.

Photography’s intrinsic immediacy and spontaneity seem to spread at a rate like never before, much of it owing to the modern camera’s light-weight body and fast processing power as well as the ubiquity of social media. Sensory organs have become more acute, and this sensitivity prompts one to press the shutter even before the visual perception has had a chance to process the information. This explains compositions that seem instinctually snatched, provocative colors and a disregard for narrative which mark the characteristics of young, contemporary artists. These photographs are marked by extreme individuality and personality, but when they are bunched together, it is hard to deny the existence of a common tendency, a contemporariness, a kind that resists individualization.
Eight of these young artists have been capturing objects, life and landscapes that drew their attention. Through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they trace the whereabouts of photography in an era of social media.

시시관광 짤방 Sisi Travel Memes

우물집(옥인동 64번지), 종로보건소 앞 쉼터, 서촌 골목
Woomooljib, Sqaure of Jongno Health Center, Seochon alleys

기획: 통의동 보안여관, 강민정, 신나라, 오령산
참여 작가: 김윤, 배민경
전시디자인: 이용재아키텍츠
Curator: Artspace Boan1942, Kang Minjung, Shin Nara, Oh Letha
Artist: Kim Yune, Bae Minkyung
Exhibition design: Leeyongjae Architects

서촌 지역의 소소한 길을 걸으며 각자의 속도, 풍경과 시간을 찾아가는 투어형 오픈 퍼레이드, ‘시시관광’과 연계한 전시. 작가가 서촌 지역에서 새롭게 주목한 장소에 대한 사진과 함께 퍼레이드 중에 촬영한 사진을 짤방 형식으로 엮어서 색다른 분위기로 보여준다.

Connected to Sisi Travel, this open parade tour is one where each saunters about the ordinary streets of Seochon to discover ones own pace, landscape and time. The artist weaves together photos of new and noteworthy sites and photos taken during the parade in memes.